주식을 접하면서 들어본 ETF, 과연 ETF는 무엇이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1. ETF란 ?
상장 지수 펀드 / Exchange Traded Fund(ETF)
상장 개방형 펀드이다. 주로 주가 지수나 채권가 지수 등 특정 지수를 추종하여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펀드다.
인덱스 펀드가 그 모태가 되었다.
초기의 ETF는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으로 삼는 상품으로 발전을 해 오다가 이후 채권, 원자재, 통화, 레버리지, 인버스, 액티브 등 다양한 자산 또는 전략을 추적하는 상품들로 발전해 왔다. 액티브 ETF 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한국 시장에서 발달했기 때문에 ETF를 한국에서는 상장지수펀드라고도 번역하여 부르지만 ETF라는 영어 이름 자체에는 '지수(指數)'라는 말은 안들어간다. 한국의 자본시장법에서 상장지수펀드라 부르기 때문에 ETF = 상장지수펀드가 되어 있지만 현재 ETF는 단순히 지수 추종만 하는 것이 아닌 사실상 액티브 펀드와 같은 성격의 ETF(=액티브 ETF)도 있기 때문에 그냥 ETF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전 세계 약 200개 자산운용사가 발행하고 있으며, 자산 기준 상위 운용사로는 블랙록(38%), SSGA (16%), 뱅가드 그룹 (14%)등이 있다.
기초 자산(대표적으로 주가 지수)이 올라가면 ETF 가격도 그만큼 올라가고, 기초 자산이 내려가면 ETF 가격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주식시장 문외한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지수 추종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에 대한 골치 아픈 재무제표 분석 등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기초 자산이 주가 지수, 파생 (레버리지/인버스 등), 원자재, 해외 주식, 채권, 환율 등 다양하기 때문에 투자의 폭이 넓다.
워렌 버핏은 종목을 선택하는 능력이 모자란 대부분의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몇몇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의 주식 시장 대표 지수인 S&P 500을 추종하는 ETF를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고, 존 보글은 잦은 매매의 유혹을 경계한다면 투자 종목 선정 안목이 모자란 개인 투자자들에게 ETF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이끌고 있는 레이 달리오의 투자 전략 중 하나인 퓨어 알파(Pure Alpha) 펀드는 ETF로 포트폴리오의 약 90%를 채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2. ETF의 특징
인덱스 펀드가 보통 펀드처럼 자산운용사 또는 은행 등을 통해서만 매매하는 방식의 펀드라면 ETF는 말 그대로 증권거래소(Exchange)에서 매매(trade)할 수 있는 펀드다. 다양한 인덱스 펀드의 출시와 함께 좀 더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되어 탄생한 것이 ETF다. 1989년 미국에서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IPS(Index Participation Share)라는 상품이 최초의 ETF 형태의 상품이라 할 수 있다. IPS라는 브랜드로 여러 가지 인덱스를 추종하기는 했지만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S&P 500 IPS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새로운 인기상품은 기관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한 소송에 휩싸이면서 오래 가지 못하였다. 하지만 IPS에 대한 인기와 가능성을 시장은 주목하였고 이어 캐나다에서 재탄생한 TIPs(Toronto Stock Exchange Index Participation Shares)라는 이름의 지수 추종 ETF가 인기를 끌며 그 가능성을 재차 보이자 마침내 1993년 1월 아메리카증권거래소의 상품개발팀장인 네이선 모스트가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스탠다드앤푸어스 예탁증서(Standard&Poor's Depository Receipts, SPDRs)를 만든 뒤로, 독일, 싱가포르, 일본, 영국 등 금융 선진국 증시에서 효과를 입증한 뒤 2002년 10월 대한민국에도 ETF가 상륙했다. 미국에서는 ETF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서 글로벌 마켓에 투자하는 ETF들의 규모도 매우 크고 거래량이 많다. 이에 많은 북미 지역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거래되는 글로벌 ETF와 자기가 투자하려는 나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연동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금 흐름이 거대하다. 특히 블랙록의 iShares 글로벌 펀드들이 이런 차익거래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기존 펀드는 환매 수수료가 크게 붙고 환매도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인덱스펀드는 주가 지수를 추종해야 하기 때문에 잦은 주식 거래를 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투자자의 환매 요구가 있을 경우 펀드 운용사는 주식을 반드시 팔아야만 한다는 것. 그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를 이용하게 되고 이 문제가 누적되어서 1987년 블랙먼데이 사건까지 일으키게 되었다. 블랙 먼데이 사건 이후, 각 펀드 운용사들은 당시 인덱스 펀드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체계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나온 것이 ETF이다. 철저하게 주가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라는 점에서는 기존의 인덱스 펀드와 큰 차이가 없으나 주식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집합투자기구에 비해 환금성이 높아졌으며, 환매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펀드 계좌를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켜 버리기 때문에 펀드 운용사도 펀드 자본금을 고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ETF는 CU(Creation Unit)이라는 특유한 설정/환매 단위가 존재한다. 소액 ETF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으나 일정 금액이상 매매 시 적정 가격을 반영하여 매수/매도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발행 기관(자산운용사) 측에 설정/환매 신청을 통하여 주식시장 외에 펀드 설정/환매를 수행하게 된다. 위의 환매 시 주식형 기초 자산이 있는 ETF의 경우 해당 구성 종목에 맞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받게 되며 파생형 ETF의 경우 해당 NAV에 맞는 금액을 받게 된다. LP들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ETF 보유 수량이 적을 경우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펀드를 설정하여 ETF 수량을 받음으로써 펀드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많을 경우 반대로 환매를 통해 펀드 계좌 수를 줄이는 형태로 매매한다.
주식에 배당금이 있는 것처럼, ETF에는 분배금이 있다. 주식 배당금이 분배금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밖에도 주식 대여수수료 등이 분배금 재원으로 쓰이기도 한다.
분배금을 노리고 ETF에 투자할 경우, 분배기준일과 분배락일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상장사의 결산이 3, 6, 9, 12월의 각기 다른 시기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ETF의 분배기준일은 보통 1, 4, 7, 10, 12월의 마지막 거래일이 되는데, 결제는 매수/매도로부터 이틀 뒤에 되므로 분배기준일 이틀 전까지는 ETF를 팔지 않고 갖고 있어야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국내 상장법인들은 대부분 4월에 배당금을 지급하므로, 분배금을 받고자 한다면 4월 마지막 거래일로부터 이틀 전까지는 꼭 ETF를 사야 한다. 이 때문에 분배기준일까지는 ETF 가격이 올라갔다가 분배락일이 되고 나면 ETF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분배금 지급일은 보통 배당기준일로부터 2영업일 뒤다. 따라서 4월 마지막 영업일이 분배기준일이 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5월의 2번째 영업일에 배당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에 비해 딜레이가 거의 없이 빠르게 분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 또한 ETF의 특징이다. 주식을 사면 상장사의 회계감사, 주주총회 등 여러 절차를 거치는 데 석 달 정도가 소모되므로, 12월 마지막 거래일로부터 이틀 전까지 사야 4월에 배당금을 지급받는데, ETF는 주식과는 달리 여러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으니 4월말에 사서 5월초에 지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자산운용사들은 분배금 지급에 굉장히 소극적인 편이다. 사실상 분배금 수령이 목적인 배당주나 리츠 테마 ETF들 조차 배당 수익을 강제로 재투자하는 총수익(total return)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연간 두 자릿수대의 분배금 수익을 제공하는 커버드콜 ETF들마저 국내에선 얄짤없이 옵션 매도 수익을 재투자해버린다! 채권 ETF들의 경우 이자수익을 분배하는 ETF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렇게 되면 ETF 투자자들은 상황에 따라 재투자 시점을 선택할 권리를 자산운용사에 의해 강제로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2022년 6월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S&P500 ETF가 우리나라 최초의 월배당 ETF로 상장된 뒤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KB자산운용등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기존 ETF를 월배당 ETF로 전환하거나 신규 상장을 하고 있는 추세라서 위의 문제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15%이상의 고배당으로 서학개미들이 많이 매입한 미국의 QYLD와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월배당 ETF가 출시되는등 분배금을 위주로 한 ETF가 지속적으로 출시 예고되고 있으니 위에 언급된 문제점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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